※해당 블로그글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담은 것입니다. 또한 결말이 포함되어있음으로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괴물 - 고레에다 히로카즈
고레에다 히로카즈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무도 모른다', '어느가족', '걸어도걸어도'과 같은 유명한 대표작들을 기반으로 피보다 짙은 우정과 동질감에 대한 내용 그리고 소수인(흔히, 아싸)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룬다. 이번 영화는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으로 재조명하는 '라쇼몽 효과'를 통해 내용을 더 심층적으로 풀어냈으며, 사회비판적인 모습을 같이 포함해서 내용을 담아냈다. 아래의 간단한 스토리 요약과 각 인물별 상황을 토대로 과연 감독이 영화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알아보자.
괴물의 스토리 및 설명
인물에 따른 시점 변화
● 엄마 사오리의 시점 - 엄마로서의 책임감
영화는 싱글맘인 사오리에게 지극정성으로 건강하게 자란 미나토 집안의 모자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오리는 미나토가 싱글맘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만족시키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미나토의 이상행동이 보이기 시작한다.
머리를 자르거나, 낙서를 하거나, 말이 없어지거나 상처가 많아진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지만 대답이 없는 미나토. 사오리는 이런 미나토의 태도에서 교내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을 떠올리고 학교로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형식적인 대답만을 반복하는 교장선생님과 무의미하고 불성실하게 사과하는 선생님들의 모습만이 보이고 점차 자해하고 갑자기 사라지는 미나토의 모습에 사오리는 불안감이 증폭된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고나서부터 자신의 아들, 미나토가 자신이 알고 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에 사건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 호리선생님 - 선생님으로서의 사명감
호리 선생님이 발령받은 직후 역에서 내렸다. 당시 업소가 있는 빌딩에 화재가 발생한다. 소방차를 따라다니던 아이들은 그때 호리 선생님을 발견하고 호리 선생님이 업소를 다녀왔다고 헛소문을 내게 된다.
이에 평판이 별로 좋지 못한 그였지만, 성실한 남자친구이자 착한 선생님으로서 생활한다.
그러다 요리의 글짓기 작품에서 그 둘의 우정을 깨닫고 비가 내리는 날, 그들을 찾아나서게 된다.
● 교장 선생님 - 삶과 책임감 속에서 만들어진 고뇌
교장 선생님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 손녀를 잃고 막 장례를 치르고 복귀했다. 손녀는 교장선생님 남편분이 후진 중 후방 미체크로 생긴 사고였다고 공론화되었다. 이에 교장선생님 남편은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적으로 사건의 범인은 교장 선생님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공직 생활한다는 이유로 남편이 무게를 대신 짊어지고 감옥에 들어간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그래서 자신의 실수로 만들어진 이 상황에서 학교를 유지하고자 무미건조하게 학교와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현실적인 문제에서 가장 무책임한 인물로 보였던 그녀였지만,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선생님으로서는 다정한 모습을 보이며,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인물로 그려진다.
영화 결말 & 해석
● 결말
폭풍우가 쏟아지던 날, 미나토는 자신이 요리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깨닫고 상처를 주게 된 요리를 찾아 둘이 같이 지내던 폐기차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호리 선생님은 미나토와 요리가 절친임을 깨닫고 폭풍이 치던 날, 미나토네 집에 가서 사과를 하지만 집에 없는 미나토를 깨닫고 사오리와 미나토를 찾아나선다. 그리고 둘이 자주 놀던 폐기차를 발견하지만 이미 산사태에 뒤집혀있었고 폐기차의 창문을 열어 외쳐보았지만 미나토와 요리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비가 그친 후, 미나토와 요리는 폐기차에서 나와 자신들을 가로막던 철창 넘어로 떠나게 된다.
해석1) 마지막 장면의 의미
미나토와 요리는 죽었을까?
나는 이 장면에서 미나토와 요리가 죽었는지, 안죽었는지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 그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하고 타인이 내려놓은 규율에서 벗어났을 때 진정으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원래 막혀있던 철창'은 사람들이 평가해놓은 잣대로 진정한 우리를 찾는 길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폐기차라는 장소는 사회와 격리되고 고립된 장소에서 유일하게 미나토와 요리는 본모습 그대로 행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폐기차에서 빠져나와 풀숲을 돌아다니고 철창 밖으로 향하는 모습은 사람들의 편견와 선입견에서 벗어나,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자유로운 모습을 영화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해석2) 괴물은 누구일까?
영화가 계속 던지는 메시지, 괴물은 누구냐?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물어보는 대사가 있다? 과연 괴물은 누굴까? 우리는 은연중에 선입견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통념에 맞춰서 생각하고 판단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사오리에게는 어떤 문제에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성실하지 않은 학교측이 '악'으로 보인다. 호리 선생님은 선생님으로서의 역할에 치중하고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로서 상황을 보고 미나토를 '교정 대상자'로 파악한다. 그렇다면 그렇게 파악한 사오리와 히로 선생님이 '악(괴물)'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본인에게 주어진 의무와 사명을 다했을 뿐이며 메뉴얼된 어떠한 통념에 그대로 수긍했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진실을 찾기 급급했을 뿐이다. 보편적 논리대로 시스템과 사람에게서 문제를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괴물은 사회적 시스템과 통념에 가깝다. 우리를 근시안적이고 편협하게 만드는 시선이야말로 괴물이다.
그 괴물은 누군가를 혐오하게 만들고 편을 나누고 싸우게 만든다. 거짓된 신념으로 우리를 스스로를 괴롭히고 부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괴물은 우리의 본연의 모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통제하고 조종하는 사회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잘비춰지지 않지만, 유리를 괴롭히던 학생들과 히로선생님을 업소를 이용하는 괴팍한 사람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까지 보이는 그대로와 소문만을 믿는 우리들이 괴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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